Foreign/Russia

[Russia] 블라디보스톡-하바롭스크 4박5일, 1일차(2)

Alice.Kong 2016. 9. 4. 14:26

블라디보스톡 1일차(2)





숙소에서 해양공원까지는 엄청나게 가까웠다. 걸어서 약 5분 정도만 내려가면 바로 해양공원이 보였는데,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한 시간이었음에도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숙소에서 해양공원을 가는 길. 노을이 여전히 아름답다




해양공원에 도착하자마자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잠시 정신을 잃고 아무데나 들어가서 먹을까? 했지만 우리는 여행 전부터 꼭 가고 싶었던 가게가 있었기 때문에 꾹 참고 해양공원을 거닐기 시작했다. 사실 공원이라고 해서 약간 기대감이 없진 않았는데, 공원은 한국이나 러시아나 다 거기서 거기였던 것 같다. 다만 길 왼쪽으로는 작은 해변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솜사탕, 아이스크림, 기타 잡다한 것들을 파는 노점상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공원 곳곳에 악기를 연주하시는 분들이 많았다는 것 정도? 


공원의 가장 끝쪽에 다다랐을 때, 드디어 고대하던 그곳을 찾을 수 있었다. 분위기는 약간 노량진 수산시장 같다고 해야할까? 가게에서 냉동되어 있는 해산물을 구매하고, 뒷편의 포장마차? 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약간의 돈을 지불하면 냉동되어 있는 것들을 데워주는 식이었는데, 사실 냉동이라고 해서 살짝 걱정이 되긴 했으나 상상 이상으로 훨씬 맛있었다. 



▲손바닥을 가득 채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사이즈. 정신차려보니 크랩은 이미 뱃속에...



▲왼쪽이 양고기, 오른쪽이 돼지고기 샤슬릭이었던 것 같다. 빵은 역시나 맛이 그냥 그랬는데 샤슬릭... 더럽...❤︎



새우와 킹크랩에서 멈추지 않고 샤슬릭과 맥주 3병까지 클리어! 진짜 둘이서 한 4인분은 먹었던 것 같다. 소화도 시킬 겸 산책이나 하려고 다른 길을 선택해서 슬슬 걷기 시작했는데, 거리가 정말 너무 예뻤다. 사실 그동안 해외여행이라고는 일본과 사이판이 전부였기 때문에 거리에서 들려오는 언어나 사람들의 외모 말고는 크게 '이국적이다' 싶은 분위기는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러시아는 말 그대로 '너무나도 이국적인 곳'이었다.



▲산책길에 만난 예쁜 건물




걷다보니 어느덧 오후에 왔었던 블라디보스톡 역을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그대로 호텔에 들어가서 좀 쉴까, 생각하다가 근처에 블라디보스톡에서 핫하다는 클럽 'Club cuckoo'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바로 발길을 옮겼다. 구글 지도를 켜고 길을 따라 걷는데... 뭐랄까, 엄청나게 외진 곳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는 것 같아 살짝 무섭긴 했지만 다행히 잘 도착! 도착 시간이 대충 밤 10시 50분정도였는데 알고보니 클럽 오픈 시간은 11시. 클럽이 너무 외진곳에 있어서 마땅히 갈 곳도 없던 우리는 클럽 앞에서 오픈 시간까지 그냥 멍때리기로 하고 길바닥에 철퍽, 앉아 있었다.



▲불 꺼진 클럽 쿠쿠. 외관만 봤을 땐 '이게 블라디보스톡에서 가장 핫한 곳이라고?'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안은 실로 어마무시했다



그때 다가오는 외국인 커플! 우리에게 클럽 오픈 시간을 물어보고, 이제 고작 수요일엔데 클럽에 온 거냐며 농담도 주거니받거니 하다보니 어느더 클럽 문을 열었다. 우리는 그 커플과 함께 입장을 했는데, 소지품 검사를 하던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뭐라뭐라 얘길 하고 그 커플 남자분이 뭐라뭐라 또 대답을 해주더니 우리를 입장시켜줬다. 짐작하건데 아마 그 커플이 아니었다면 입장하는데 애를 먹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이제 막 영업을 시작해서인지 사람이 많진 않았지만 클럽은 엄청 넓고 인테리어도 독특했다. 테이블에 앉으려면 따로 돈을 내야하는 것 같아서 우리는 바에 서서 술을 마셨는데 바텐더 오빠도, 정체를 알 수 없었던 직원 언니들도 너무나도 예쁜 거... 역시 우리는 꼴뚜기들이라며 놀고 있었는데 12시쯤? 되니 거의 헐벗은 언니들이 무대 위로 올라거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뭐랄까. 몸매도 엄청나고 얼굴도 엄청나고 춤도 어마무시하게 야했다. 몰래 동영상을 찍어왔는데 이건 그냥 개인소장 하는걸로...



▲러시아의 흔한 언니들의 미모



▲간지가 철철 흐르던 바텐더



▲뒷태마저도 예쁜 러시아 언니들




나름 블라디보스톡 클럽이었는데 한국 사람들도 제법 많았던 것 같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만난 사람들과 인사나 여행 정보 같은 것도 주고받으며 좀 놀걸 그랬다. 친구랑 나 둘 다 엄청난 쫄보라 너무 우리끼리만 놀았던 것 같은 기억이랄까. 이번 여행 중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사람들과의 소통이었던 것 같다. 다음에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땐 손짓발짓 섞어가면서라도 꼭 얘기를 많이 해보고 싶다:)





블라디보스톡 여행 1일차 총평



*숙박

-블라디보스톡 아지무트 아무르베이 호텔(azimut amur bay hotel)


-특이사항: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는 점이 힘들긴 하지만 위치상으로 봤을 땐 나쁘지 않다. 저렴한 가격 대비 조식까지 챙겨준다. 매일 수건도 갈아주고, 인포 언니가 영어도 잘 하는 편이어서 의사소통에 불편함은 없었다.

-단점: 오래됐다. '진짜 낡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객실 내에 욕실용 실내화가 없으니 따로 챙겨가는 게 좋고, 헤어드라이기는 인포데스크에서 받아오면 된다. 중국인이 엄청나게 많아서 시끄럽다. 



*해양공원 내 식당

-해양공원 아쿠아리움 인근 빨강/파랑 지붕 건물


-특이사항: 가격이 깡패. 엄청나게 저렴하다. 냉동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실하고 맛있다. 새우와 크랩 이외에도 여러가지 것들을 판매하고 있고, 크랩을 분해하기 귀찮다면 순살로 된 것을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바로 뒷편에 포장마차촌 비슷한게 있는데 병/캔맥 말고 생맥도 판매하고 있고, 샤슬릭 등 다양한 먹거리도 판매하고 있어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단점: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는다. 냉동 크랩과 새우를 데우는 데 드는 비용은 가게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400루블을 주고 데웠는데, 누군가는 100루블, 누군가는 200루블, 가격이 다 다르게 검색되고 있으니 알아서 저렴하다 싶은 곳으로 가면 될 것 같다.



*클럽 쿠쿠

-Club cuckoo


-특이사항: 핫하다. 핫하고 핫하고 핫하다. 영어 메뉴판도 따로 있어 주문하는데 어렵지는 않다. 생각보다 러시아 언니 오빠들이 말도 잘 걸어주고 같이 놀려고 하는 분위기다. 나처럼 쫄보만 아니라면 충분히 외국인 친구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단점: 언제 문을 여는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11시 오픈이라고는 했지만 우리가 실제 입장했던 시간은 11시 20분경이었고, 아마 수요일과 금, 토요일 이렇게만 운영을 하는 것 같다. 홈페이지 상에는 수목금토일 운영으로 표기되어 있었으나, 우리가 목요일 12시쯤 도착했을 땐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 머리 벗겨진 아저씨들을 조심해야 한다. '이 술이 맛있다'며 추천 겸 한 잔 사주면서 은근슬쩍 같이 놀려고 하는데 외국인들만 노리는 걸로 봐서는 썩 좋은 의도로 그러는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