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 블라디보스톡-하바롭스크 4박5일, 2일차(1)

블라디보스톡 2일차(1)

느즈막히 일이나 호텔 조식을 먹고 다시 블라디보스톡 시내로! 어제 해양공원을 갈때 걸었던 길을 따라 걸으며 상쾌한 아침 공기도 마시고, 이름 모를 아저씨의 동상도 보고, 아르바트 거리에서 사진도 좀 찍으며 돌아다니다보니 어느덧 세인트 정교회 사원에 도착했다. 사실 이곳은 여행 루트에 딱히 있던 곳은 아니었고 '이 근처에도 사원이 있는데 가볼래?' 하다가 급 가기로 결정. 

▲해양공원으로 가던 길에 만난 이름 모를 아저씨

▲귀요미 크로와상

▲흔한 블라디보스톡의 거리 풍경

세인트사원은 해양공원 아쿠아리움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데 규모가 크지도, 화려한 외관의 사원도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경건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사람이 제법 많은 편이었는데, 블라디보스톡 곳곳에는 이런 작은 규모의 사원이 있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동네 교회쯤 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달까. 

▲세인트 정교회 사원

세인트 정교회 사원을 뒤로하고 우리는 다시 아르바트 거리로 나와 사람들과 건물 구경을 하며 돌아다니다가 커피도 한 잔 할 겸 근처에 맛집이 있다고 해서 들렀던 '우흐뜨블린'. 작은 규모의 카페였는데 전통 빵인 블린이 맛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팬케이크, 크레페 처럼 생겼는데 살짝 달달하니 맛있었다. 함께 시켰던 치즈케이크도 굿굿! 조식을 먹은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상태라 조금 남기고 온게 지금도 두고두고 생각날 정도...

▲아르바트 거리. 여기가 아마 메인 스트리트 쯤 되지 않을까 싶다

▲골목 곳곳에서 발견하는 예쁜 풍경들

▲커피와 블린을 기다리며

▲좌 케이크, 우 블린. 나는 왜 너희들을 남기고 돌아섰을까

부른 배를 두드리며 찾은 다음 여행지는 혁명광장. 사실 여기도 딱히 갈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루스키섬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길을 찾다보니 바로앞에 혁명광장이 있길래 또 슬며시 방문을 했다. 광장의 규모는 엄청났다. 사람도 많고 비둘기도 많고... 여기서 파노라마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대 실패. 인생 굴욕 사진을 한 장 남기고 쓰린 속을 달래며 루스키섬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블라디보스톡의 흔한 거리 풍경. 정말이지 막찍어도 화보가 나온다

▲혁명광장

▲혁명광장에서 도전한 파노라마 사진 찍기. 원래는 한 장의 사진에 내가 여러 번 등장해야 하는데 한 번 반밖에 등장하지 않았던...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달려서 도착한 루스키섬. 루스키섬 안에는 극동연방대학교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독특하게도 캠페스 안에 해변이 있는 곳이었다. 캠퍼스 안에 해변이라니! 바다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학교 안에 바다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학교에 무조건 지원했을 것 같았다. 학교 건물 내부도 구경을 해보고 싶었는데, 학생이 아니면 출입이 금지되는 것 같아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학교 자체도 엄청나게 대규모였다. 재작년인가 처음 가봤던 서울대 캠퍼스 사이즈를 보고 정말 엄청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이즈로만 따지면 서울대의 2배 정도 면적이 될 것 같았다. 학교 안에 호텔이 따로 있을 정도이니...

▲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 대학생마저 훈훈한 사랑스러운 블라디보스톡

▲여기는 캠퍼스인가 공원인가

▲캠퍼스에서 바라본 풍경. 정말 이런 대학이라면 다닐 맛이 날 것 같다

해변까지 가는 교내 셔틀버스가 있는 것 같았지만 우리는 그냥 학교 구경도 할겸 걷기로 했다. 햇살이 따갑긴 했지만 그래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천천히 걷다보니 어느덧 눈앞에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가까이에서 본 바다는 사실 깨끗한 편은 아니었지만 현지인들은 다들 옷을 훌렁훌렁 벗고 선텐과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도 슬쩍 자리를 잡고 음악을 틀고 앉아서 잠깐 멍 좀 때리다가 하늘이 조금씩 흐려지는 것 같아서 다시 블라디보스톡 시내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