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Tasty map

[천호/풍납] 풍납시장 최고맛집 | 다도해수산

[천호/풍납] 풍납시장 최고맛집 | 다도해수산





천호역 뒷골목?에 있는 풍납시장. 재개발이다 뭐다 해서 요즘 건물들이 많이 헐리고 있는 것 같아 조금 쓸쓸한 분위기지만 이곳에는 진짜 엄청나게 강추할만한 횟집이 하나 있다. 예전 블로그들을 보면 풍납시장 안에 있는 유일한 횟집이었다고 하는데, 내가 다니기 시작했을 땐 근처에 비슷한 횟집이 하나 더 있긴 하다. 아무튼, 그 사람과 그 사람 부모님이 엄청나게 오래 전부터 다녔던 이곳 다도해수산! 회도 진짜 맛있고 사장님도 엄청 유쾌하시고 서비스도 엄청 주신다. 


방어를 사랑하는 그 사람과 연어를 사랑하는 나는 보통 모듬을 많이 먹는데, 그때그때 좋은 횟감을 알아서 잘 섞어주신다. 아무래도 시장에 있는 횟집이다보니 인근에 사시는 주민분들이나 오랜 단골이 많이 찾는 것 같고, 그렇다보니 가게 안에 있다보면 자연스레 옆자리 어르신들이랑 말도 섞게 되고, 사장님도 가게가 조금 한가할 땐 손님과 같이 앉아서 가볍게 한두 잔 같이 마실 수 있는, 굉장히 정겨운 분위기다.





맨날 방어만 먹다가 '오늘은 광어가 먹고 싶어!' 라고 해서 시킨 광어와 간만에 고등어! 여기 고등어회는 진짜 사랑이다. 제주도에서 먹었던 걸 제외하면 여기가 제일 맛있는 곳이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그 언젠가에 사장님이 주셨던 엄청나게 큰 석화. 숫가락만한 사이즈에 '이건 사진을 꼭 찍어야해!' 해서 찰칵. 사실 난 석화 특유의 비린내 때문에 못먹는데 서비스로 주신거니까! 눈 딱 감고 먹는데 다른데서 먹는 것과는 다르게 비린 맛이 많이 느껴지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전에 강남에서 먹었을 땐 초고추장에 고추에 마늘까지 올려서 먹었는데도 비린향이 너무 강해서 뱉었었는데... 






그 사람의 최애 메뉴 방어. 이 날은 방어회 중자를 시켰는데, 방어 말고도 이런저런 것들을 조금씩 섞어 주셨다. 함께 나온 건 줄돔?과 광어 뱃살! 도미부터 먹어보라며 한점 줬는데, 와 진짜... 광어 뱃살만큼이나 고소한 맛이었다. 역시 도미는 도미인가, 싶은 맛이었달까. 방어는 정말 말할것도 없이 맛있었고, 광어 뱃살은 말할 필요도 없는 부위니까!






그 사람의 친구들과 모임이 있던 어느 날. 대방어를 시켰더니 무심코 툭, 주고가신 방어 심장. 여전히 콩닥콩닥 뛰는게 눈에 보여서 이걸 진짜 먹어야하나, 진짜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참기름에 콕콕 찍어먹으면 맛있다는 말에 눈 질끈 감고 도전! 근데... 음... 약간 곱창집에서 먹는 생간보다 비린향이 덜하긴 한데 식감은 비슷했고, 맛은 없었다. 그냥 참기름 맛으로 먹는 기분이었달까? 그냥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아서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다음에 또 먹으라고 주신다면 그때는 한입에 쿨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날의 메뉴는 모둠회! 광어, 연어, 고등어, 그리고 기억 나지 않는 다른 종류의 회까지. 생각해보니 우리는 여름에도 고등어와 연어, 광어를 엄청나게 먹고 다녔던 것 같다. 둘 다 회를 엄청나게 좋아하기도 하고, 이 곳 사장님도 엄청나게 친절하고, 여름에 회를 먹어도 전혀 냄새도 나지 않고 늘 신선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가을에 먹었던 새우회! 사실 껍질을 다 벗겨서 주시는 줄 알았는데 그냥 수조에서 놀던 애들을 건져서 이렇게 생으로 주신다. 껍질을 벗기는데 조금 애를 먹었으나 맛은 뭐 두말하면 잔소리 아닌가? 가을에 먹는 새우회인데! 다 잘라낸 머리는 가져가셔서 바삭하게 구워주시는데 바삭 고소한게 이 또한 별미다. 소주 한병쯤은 더 먹어야할 것 같은 맛이랄까.






내 사랑 광어와 연어. 이 곳 연어는 색이 조금 거뭇한 감이 있는데, 오래됐다거나 하는게 아니라 다시마에 연어를 잘 싸서 숙성을 하셔서 그런 거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연어 특유의 비린 향이나 느끼한맛은 줄어들고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서비스로 주셨던 꿈틀꿈틀 산낙지. 어찌나 힘이 좋던지 입 안이 다 뜯겨나가는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게 진짜 너무 맛있었다.




그 사람이 엄청난 단골이기 때문에 우리는 특별히 서비스를 더 많이 받는다는 건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사장님이 서비스로 엄청난 것들을 주실 때마다 이렇게 파시면 남는게 있으실까, 걱정스러운 기분이랄까. 회를 좋아해서 시작한 횟집이라고 하시는데 그래서 그런지 회에 대한 자부심도 엄청나시고 정말 좋은 생선만 취급하시는게 느껴진다. 발길을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최애 횟집이 하나 생겨서 기분이 좋다.



초 간단 한줄평: ★★★★☆

이모님들도 엄청 진절하고, 사장님도 엄청 친절하고, 회 맛도 진짜 최상급인 이 집의 딱 하나의 단점은 바로 화장실. 화장실이 외부에 있는건 역시나 그렇다 치더라도 굉장히 열악하다. 여름엔 잘 몰랐는데 겨울이 되니 그게 확실히 느껴진다. 수도는 찬물만 나와서 손을 씻고 나오면 손가락이 끊어질 것 같고, 화장실 배수도 좋은 편이 아니라 볼일을 본 다음 물바가지로 물을 끼얹어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에 한번 꼴로 방문하게 되는 건 역시 맛이 엄청나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