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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ign/Prague

[Prague] 체코 프라하 6박 8일, 여행 4일차

체코 프라하 여행_4일차





여행 4일차. 조금은 특별한 체험을 하기 위해 아침 일찍 민박집을 나섰다. 추쿵추쿵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곳은 바로 마리오네트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공방!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이곳 공방의 주인은 제법 유명한 마리오네트 제작자였다. 운 좋게도 이날 예약한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거의 1:1 강의를 받는 기분으로 수업에 임할 수 있었다(아니면, 사실 생각보다 마리오네트 제작 체험 인기가 없었던 걸까). 아무튼! 수업은 오전 10시부터 시작이었는데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공방 여기저기를 둘러볼 수 있었다. 



▴공방 선생님의 작업대. 아쉽게도 개인 작업을 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색칠한 인형 부품을 말리고, 옷을 만드는 작업대



▴공방 한가운데에 매달려 있던 왕과 왕비로 추정되는 마리오네트




10시가 되니 공방의 주인께서 입장! 제페토 할아버지와 비슷한 인상을 보고 괜히 마음이 편해지고 덕분에 조금은 친근한 기분이었달까? 어떤 모형으로 제작을 할건지 결정하기 위해 작은 책자를 보여주는데 나는 망설임 없이 마녀를 골랐다. 공방 예약을 하고나서부터 무조건 '마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공방 사람들이 몇번이고 정말 마녀를 만들거냐고 물었지만 단호하게 'Yes!'를 반복했더니 조금은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보통은 공주나 왕자같은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많이 만드는데 마녀를 만드는, 그것도 여자 손님은 너무 드물어서 그랬다고 한다.


아무튼, 마녀 모형이 프린팅되어 있는 종이를 한 장 받아들고 밑그림 작업을 우선 시작한다. 얼굴 표정과 옷 색, 신발 색이나 무늬 등을 결정하고 나면 우드로 된 마리오네트 모형을 주는데, 여기에 연필로 종이에 그렸던 얼굴 표정 등을 그려넣고 색연필이나 물감으로 직접 색칠을 한다. 연필로 도안을 그릴 땐 그래도 실수를 하면 지우개로 지우면 되니까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색칠을 시작하니 잊고 있던 수전증이 시작되어서 나도 모르게 당황... 그래도 붓 꼭 잡고 열심히 색칠을 하는데, 생각보다 색이 선명하게 나오지 않아서 2~3번 정도 덧칠을 하다보니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다.



▴색칠을 끝내고 물감이 마르기를 기다리고 있는 나의 마리오네트




물감이 다 마르고나면 물감 위에 윤활제? 코팅제?를 발라주는 작업을 해주신다. 그 사이에 나는 인형에게 입힐 옷을 고르고, 옷을 다 고르면 바로 옆에 있는 작업대에서 간단하게 옷을 만들어준다. 뭐랄까, 이때부터는 정말 순식간에 인형 제작이 진행되는 듯한 기분이었달까. 윤활제가 마를동안 나는 또 공방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고, 차를 한 잔 마시며 간단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서로 영어를 잘 못하다보니 대화보다는 웃는 시간이 더 많았던 기분이었다.



▴작업방 바로 옆방에 있던 무대. 실 공연에 사용된다고 한다



▴선생님이 만든 마리오네트들



▴진짜... 훔쳐오고 싶을 만큼 멋있었던 마리오네트



▴무대의 배경이 되는 구시가지 탑의 천문시계. 12사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리오네트 제작 도안으로 추정되는 그림들



▴여기도 마리오네트, 저기도 마리오네트



▴이런 분위기 좋잖아!




윤활제인지 뭔지가 다 마르고, 옷이 완성되면 직접 관절을 연결해주는 작업을 해주시는데 망치로 뚝딱뚝딱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또다시 떠오른 제페토 할아버지! '당신을 보고 있으니 제페토 할아버지가 떠올라요' 라고 말을 했더니 엄청 호탕하게 웃어주셨다. 그렇게 순식간에 인형이 완성되고! 기념샷을 찍고! 움직이는 방법을 배워왔는데 직접 해보려니 뭐 그리 어려운지... 동영상을 찍어놓았던 것 같은데 동영상이 없는 건 안 비밀...



▴제페토 선생님!



▴본인 캐릭터를 따서 만든 마리오네트. 싱크로율 200%



▴완성된 나의 마녀 마리오네트. 특별히 예쁘진 않지만 역시나 직접 만든거라 그런지 정감이 간다




약 반나절에 거쳐 프라하 전통 인형이라는 마리오네트 제작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이동! 사실 이날은 딱히 일정이라고 할만한게 없어서 뭘 할까 하다가 저녁이나 먹을 겸 산책도 할겸 일단 밖으로 나갔다. 여행 4일차, 아직도 내가 프라하에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잘 나지 않으면서도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린 골목골목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 어느새 일정의 절반 넘게 소화했다는 생각에 조금은 우울해지기도 한, 뒤숭숭한 기분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 지하철 티켓을 사려는데 잔돈이 없어서... 간식으로 먹을겸 구매한 프레즐! 짭쪼름하니 맛있었다



▴프라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비누방울



▴비누방울을 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한결같이 사랑스러웠던 것 같다



▴비누방울을 좋아하는 나도 덩달아 눈에서 하트가 뿅뿅




그저 야경을 봐야겠다, 는 생각으로 조금은 무작정 떠나온 프라하였는데 이곳은 생각보다 훨씬 멋진 곳이었고 정말로 딱 한 달만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것 같다. 단순히 유럽이라서, 라기 보다는 특유의 자유로움과 여유와 낭만적인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유럽의 다른 국가를 가더라도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마 첫 유럽여행이자 첫 해외여행이기 때문에 더 그런 기분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휴지통마저도 알록달록 예뻐보이는 프라하의 거리



▴모짜르트의 연주가 있었다던 무슨 음악당? 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래서 사진정리는 게으름을 피우지 말아야 하거늘...



▴프라하의 거리거리, 예쁜 그곳들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구시가지 광장. 하루에 두 번씩은 들락거린 기분



▴1일 1사랑




해가 지는 블타바 강을 멍하게 바라보다 문득 허기짐을 느껴서 저녁을 먹기 위해 폭풍 검색! 코젤 직영점이라는 식당을 찾아내어 자리를 옮겼다.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동양인에 대한 차별이 조금 있는 곳이라고 하길래 약간은 걱정을 했지만 딱히 그런 건 느낄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아니면 내가 좀 무뎠거나? 어쨌든, 굴라쉬와 코젤 흑맥주를 한 잔 시켜서 먹는데, 세상에나! 생각해보니 프라하에 와서 로컬 푸드를 먹은게 처음이었다. 그냥 길거리 음식으로 떼우거나 체스키에서는 그냥 로컬 푸드라고 할만한 음식을 먹었던 것이 아니었기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입 먹었는데... 짰다. 음식을 싱겁게 먹는 편인 내 입에는 약간 짜게 느껴졌으나 맥주와 같이 먹으니 그래도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나쁘지 않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내일의 빅 일정을 위해 일찍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신기한 색깔의 비둘기! 알고보니 이 아이를 찍으려면 돈을 내야 하는 거라고...



▴노을진 블타바강. 프라하성의 실루엣이 몹시 마음에 든다



▴타이밍 굿



▴굴라쉬와 코젤 흑맥주! 확실히 캔맥보다 맛있다



▴노을진 바츨라프 광장





*여행 4일차 경비

-공방: 1,700코루나

-지하철: 32, 24코루나

-빵: 26코루나

-저녁: 227코루나

-과자 260.5코루나



*여행 4일차 루트

-마리오네트 공방: Boleslavska 11, Praha 3

                            공방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으니 참고(http://www.tastepraha.com/document/marionety)

-Kozlovna Apropos: Křižovnická 4, 110 00 Praha 1-Staré Město, 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