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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ign/Russia

[Russia] 블라디보스톡-하바롭스크 4박5일, 3일차(2)

블라디보스톡 3일차(2)





저녁을 먹기 위해 간 곳은 STUDIO cafe&terrace란 곳이었다. 낮에 방문했던 자연사박물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었는데, 오징어먹물 스파게티와 스테이크,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맥주를 한 잔 시키고 음식이 나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한글로 된 메뉴판은 없었지만 영어로 된 메뉴판은 있어서 주문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끝에 드디어 마주한 오징어먹물 스파게티! 진짜 해산물의 향기가 그득그득해서 너무 맛있었다. 5분만에 스파게티를 폭풍흡입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스테이크... 설마 주문이 안 들어간 건 아니겠지? 하면서 조마조마 하고 있던 찰나에 등장! 역시 고기는 진리요 사랑입니다.



▲해산물 향기가 엄청나게 강했던 파스타. 강추 메뉴!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할까? 고기는 그냥 진리입니다




그렇게 배 터지게 먹고 천천히 걸어서 다시 돌아온 블라디보스톡 역.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그래도 일찍 역에 도착해서 기차를 탈 시간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기차 안에서는 씻는게 불편하다고 하길래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졸기도 하고, 사진도 찍다보니 어느덧 기차에 탈 시간이 다 되어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참고로 블라디보스톡 역 안의 화장실은 유료로 사용이 가능하지만(20루블정도 였던 것 같다), 기차표를 보여주면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목 스트레칭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블라디보스톡 역 천장의 그림



▲기차 타기 전 기차 모형(?) 앞에서. 어여쁜 러시아 언니의 뒷모습은 보너스




한방울 씩 비가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탄다는 기쁨에 완전 설렘모드! 우리와 같은 칸에 타게 될 사람들은 누가 될까, 한국 사람들이 타면 우리 같이 신나게 놀자, 하면서 두근두근 했는데 아쉽게도 한국인은 아니었다. 두 아이와 아이들의 엄마가 우리와 같은 방(?)을 쓰게 되어 술은 마시지 못했지만 나름 기차 안에서의 생활방법 같은 걸 배워서 유익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간단한 팁을 공유하자면,

1. 쇼파 자리의 의자를 위로 올리면 캐리어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2. 복도 양 끝에 전광판이 있는데, 초록색 불이 들어와 있다면 화장실에 사람이 없다는 뜻이고, 빨간색 불이 들어와 있다면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3. 잘 시간이 되면 쇼파자리의 경우 등받이를 내리면 침대로 변신하고, 시트와 베게, 열차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건이 함께 딸려 나온다. 2층에 있는 침대는 2층에 시트, 베게, 수건이 있으니 그걸 사용하면 된다.

4. 기차 내에서 핸드폰이 안 터진다. 포켓와이파이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로밍을 한 나는 핸드폰이 아예 먹통이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기차를 타기 전 미리 연락을 해야 상대방이 걱정을 하지 않는다.



▲기차 내부. 1층 자리는 평소에는 쇼파로 사용하다가 취침시간이 되면 침대로 변신한다



▲내가 사용했던 2층 침대. 처음에 올라갈 땐 무서웠는데 생각보다 아늑하고 편하다




내 기준에선 열차를 사용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땀이 정말로 많이 나는 여름이라거나, 샤워를 하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는 등 청결에 있어 매우 민감한 사람들은 불편하지 않을까 싶다. 열차 내부에 샤워시설이나 세면장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화장실에 딸린 작은 세면대에서 씻어야 하기 때문에 약간의 불편함은 있다. 나는 2층 침대에서, 친구는 1층 침대에서 잤는데 나는 그간의 피곤함 때문인지 완전 숙면을 취했지만 친구는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한 번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하룻밤 정도 지내는 것도 좋은 경험은 될 것 같다.





블라디보스톡 여행 3일차 총평



*Porto-Franco

-주청사 맞은편 인근에 위치


-특이사항: 한국어로 된 메뉴판이 있어 주문이 간편했다. 가게는 생각보다 작은 편이었고 음식에서 고수?로 추정되는 향이 조금 나는 편이기 때문에 고수를 좋아하지 않거나 아예 먹지 않는 사람이라면 메뉴 주문 시에 고심을 해아할 것 같다.

-단점: 다른 나라에서도 제법 유명한 음식점인 것 같다. 우리가 갔을 땐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식사를 했는데, 점원이 조용히 하라는 손동작을 할 정도로 시끄러워서 시장바닥인줄...



*아르셰니예프 향토 박물관

-Porto-Franco에서 지하도를 이용해 대각선으로 길을 건너면 자리하고 있는데, 별도의 간판은 없다.


-특이사항: 건물 1층부터 3층? 까지로 이뤄진 제법 커다란 규모의 박물관이다. 영어로 된 설명이 별로 없어서 러시아어 까막눈이라면 큰 재미는 느끼지 못할지도. 단, 박물관 내부에서는 자유롭게 사진 촬영이 가능하므로 마음에 드는 전시품 앞에서 사진을 찍는 재미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박물관 내부에는 방명록도 있는데 한국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



*포크롭스키 정교회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약 5분 거리에 위치. 걸어가도 크게 힘이 들 것 같지는 않다.


-특이사항: 블라디보스톡 관광지 중에서 유일하게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관광지가 아닐까 싶다(루스키 섬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그래봤자 버스를 타고 한 5분 정도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이므로 여유와 체력이 된다면 걸어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단점: 공사중이다. 언제까지 하는 공사인지는 잘은 모르겠으나 조금 아쉽기는 했다.



*로딩커피


-특이사항: 우리나라로 치자면 카페베네급이랄까? 정말 곳곳에 로딩커피 간판이 많다. 해적커피로 많이 불리는 것 같은데 원래는 '아이스'의 개념이 없었으나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커피에 얼음을 약간 넣어주기 시작한 것 같다. 내가 간 곳의 아이스아메리카노는 엄청 쓰기만 했다는...



*개선문&잠수함박물관&영원의 불꽃

-굼 백화점에서 조금만 더 걸어올라가면 왼편에 위치


-특이사항: 공원에 세 관광지에 몰려있어 구경하기 편하다. 개선문은 생각보다 작고, 박물관 내부는 들어가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잠시 쉬어가는 곳 정도로 생각하고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STUDIO cafe&terrace

-아르셰니예프 향토 박물관 바로 옆에 있으며 작게 간판이 있어 찾기는 수월한 편


-특이사항: 낮에는 식사와 커피를, 저녁에는 간단한 술을 판매하고 있는 것 같다. 외부 테라스 자리에서는 자유롭게 흡연도 가능하고, 내부 분위기도 좋다. 한국어로 된 메뉴판은 없지만 영어로 된 메뉴판은 준비되어 있고, 직원들도 간단한 영어로 된 의사소통은 가능하기 때문에 큰 불편함은 없다.

-단점: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조금 느리다. 우리는 파스타와 스테이크 2가지를 주문했는데, 첫 음식이 나오기까지 약 20분 정도, 두 번째 음식이 나오기까지도 약 2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멍때리다가 하나 먹고, 또 멍때리다가 하나 먹고 나온 기분이랄까?



*시베리아 횡단열차


-특이사항: 특이사항이라고 거창하게 말할 건 없고, 하룻밤 자는 정도로는 괜찮은 것 같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해서 모스크바까지 가기에는 조금은 길고 지루하고 불편함이 가득할 수도 있겠지만 하바롭스크까지 가는 가까운 거리라면 한 번쯤 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여성 전용 칸이 별도로 있고, 2인실, 4인실, 6인실이 있으나 짧은 거리를 이동할거라면 2인실까지는 굳이 필요가 없을 것 같고, 여성전용 칸으로만 예매를 해도 큰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

-단점: 앞서 말했지만 별도의 샤워 시설이나 세면 시설이 없다. 잠귀가 밝거나 씻는데 있어 예민하다면 열차를 탄다는 기분 좋은 마음 보다는 찝찝한 마음이 훨씬 더 클지도.